헴프(Hemp), 마약 누명 벗고 차세대 ‘클린 뷰티’ 원료로 각광
헴프(Hemp), 마약 누명 벗고 차세대 ‘클린 뷰티’ 원료로 각광
농약·화학 비료 없이도 잘 자라는 친환경 작물
  • 이슬기
  • admin@bkn24.com
  • 승인 2020.03.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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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클린 뷰티(Clean Beauty)’가 대세다. 우리 몸에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넓게는 생산 과정에서 환경이나 동물에 해를 끼치지 않은 화장품들이 그 범주에 속한다. 화학 성분 배제, 동물 실험 반대, 비건 인증, 친환경 포장 등 클린 뷰티를 필두로 한 근래 뷰티 업계의 흐름은 모두 소비자들의 높아진 환경 감수성과 윤리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헴프, '클린 뷰티'ㆍ'그린 러시' 흐름 타고 차세대 친환경 원료로 주목

최근 미국을 비롯한 해외 뷰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원료가 있다. 우리에게는 ‘대마’나 ‘삼’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헴프(Hemp, 산업용 대마)’가 바로 그것. 전 세계적인 ‘그린 러시(Green Rush, 의료용 및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화된 나라로 자금이나 사람이 몰리는 현상)’ 열풍으로 많은 국가들이 대마 성분에 대한 규제를 상당 부분 완화함에 따라 뷰티 업계는 항염증ㆍ항산화ㆍ보습 등 헴프가 지닌 미용적 효능에 새롭게 주목하는 추세다.

 

뽕나무과 식물인 헴프는 대가 가늘고 길며 잎의 끝이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뽕나무과 식물인 헴프는 대가 가늘고 길며 잎의 끝이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클린 뷰티 원료로 떠오른 헴프는 자연에도 이로운 친환경 작물이다. 살충제 등 농약이나 화학 비료 없이도 잘 자라는 특성으로 다른 작물에 비해 토양 및 수질 오염의 우려가 적고, 면 재배에 비해 훨씬 적은 양의 물로 잡초보다도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제초제 역시 필요치 않다. 또한 한 해 동안 두 종류의 작물을 교차 재배하는 이모작도 가능해 더욱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준다.

 

헴프씨드를 수확하는 모습이다.
헴프씨드를 수확하는 모습이다.

 

마약과는 엄연히 구분… 美 닥터 브로너스 등 친환경 기업 필두로 재배 활성화 앞장

뛰어난 효능과 친환경성에도 아직 국내에서 대마는 마약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흔히 대마초라 불리는 마리화나는 환각이나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인 THC(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 함유량이 높지만, 헴프로 구분되는 산업용 대마는 THC 함유량이 낮아 인체에 무해하며 오히려 THC의 환각 작용을 억제한다. 또한 항염증ㆍ항박테리아 등의 효능을 지닌 CBD(칸나비디올)을 다량 함유해 캐나다, 영국 등에서는 어린이 뇌전증 증상을 완화시키는 의료 용품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미국 내 헴프 경작 활성화 운동인 ‘헴프 히스토리 위크’ 로고
미국 내 헴프 경작 활성화 운동인 ‘헴프 히스토리 위크’ 로고

우리나라는 헴프의 재배와 유통을 제한하고 있지만, 해외 여러 친환경ㆍ자연주의 브랜드들은 일찍이 헴프의 뛰어난 보습력과 피부 개선 효능에 주목해 다양한 화장품을 개발해왔다. 그 중 162년 전통의 미국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는 헴프씨드에서 추출한 헴프씨드 오일의 지방산을 이용해 비누를 제조하여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우수한 제품력’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매년 산업용 헴프 재배 합법화 운동인 ‘헴프 히스토리 위크’ 후원을 통해 헴프가 지닌 환경적ㆍ경제적 가치를 알리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9년에는 뇌전증을 앓고 있는 영국의 12살 소년 빌리 콜드웰(Billy Coldwell)이 영국에서 CBD가 의약품으로 합법화되기 전, 캐나다에 가서 CBD 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며 의료용 CBD 합법화에 앞장선 바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헴프 히스토리 위크’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라벨에 담은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솝’을 한정 판매한 바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헴프 히스토리 위크’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라벨에 담은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솝’을 한정 판매한 바 있다.

닥터 브로너스 코리아 역시 올 초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해브어헴프의 헴프 타월과 자사 ‘퓨어 캐스틸 솝’으로 구성된 ‘친환경 헴프 세트’를 선보이는 등 헴프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헴프 타올은 항균성 · 소취성 외에도 친환경적 측면이 많은 똑똑한 제품이다. 닥터 브로너스의 베스트셀러인 ‘퓨어 캐스틸 솝’은 합성 화학 성분을 배제, 미국 농무부(USDA)인증 유기농 원료를 담은 올인원 클렌저로 오메가 3ㆍ6 등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유기농 헴프씨드 오일을 함유해 피부 노화 방지와 영양 공급, 민감성 피부 완화에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CBD 추출물’ 대신 ‘헴프씨드 추출물’ 허용

헴프씨드 오일을 함유해 피부를 건강하고 매끈하게 가꿔주는 닥터 브로너스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바 솝’
헴프씨드 오일을 함유해 피부를 건강하고 매끈하게 가꿔주는 닥터 브로너스 ‘페퍼민트 퓨어 캐스틸 바 솝’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 목적의 CBD 제품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CBD 추출물 화장품의 유통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헴프의 씨앗인 헴프씨드에서 추출한 오일 성분은 화장품이나 건강 기능 식품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닥터 브로너스의 경우 클렌저류나 멀티밤 등에 유기농 헴프씨드 오일을 사용하고 있으며, 수분 마스크와 풋 프로텍터 등으로 구성된 더바디샵의 헴프 라인 역시 헴프씨드 오일을 함유해 국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키엘, 오리진스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CBD 오일을 함유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트렌드에 합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강성석 목사를 시작으로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과 협회가 설립되고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기 시작했으나, 시장 확장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단계다. 하지만 뛰어난 기능과 친환경성, 경제성을 지닌 헴프가 가까운 미래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고 국내 뷰티 시장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활약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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