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바이오가 대세
화장품도 바이오가 대세
동∙식물 추출 원료 대체하고 안전성 높은 바이오테크 뷰티 급부상
  • 이슬기
  • admin@bkn24.com
  • 승인 2023.05.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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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바이오테크 연구개발(R&D)

[뷰티코리아뉴스 / 이슬기] 제약뿐아니라, 화장품도 이제는 바이오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 가능한 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테크 뷰티(Biotech Beauty)’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테크란 효모,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을 활용해 필요한 화합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스타트업 화장품 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테크를 활용, 동∙식물에서 추출하는 성분이나 화학 성분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를 실험실에서 탄생시켜 화장품 제조에 이용하고 있다.

바이오테크 뷰티 기업인 알카이아(Arcaea)의 자스미나 아가노빅 최고경영자(CEO)는 타운앤카운티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천연 성분은 석유화학, 식물 또는 동물 등 ‘환경으로부터 추출’이 그 출발점”이라며 “바이오테크는 추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나아가 단순히 화장품에 들어가는 천연 성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원료를 개발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뷰티업계에서 바이오테크로 소싱 방식에 변화를 가지고 온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C16바이오사이언스(C16 Biosciences)와 팜리스(Palmless)의 샤라 틱쿠 공동 설립자이자 CEO는 나무 대신 효모를 이용해 팜유 대체 원료를 개발하고, 바이오 제조 공정을 통해 이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팜유가 함유되지 않은 화장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식품과 화장품, 세척제 등 생필품 제조에 대량으로 사용되는 팜유는 생산과정에서 산림 파괴와 멸종위기종 위협, 아동 노동 착취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이를 대체할 만한 원료가 없어 꾸준히 사용됐다. 틱쿠 CEO는 뷰티 전문 미디어인 버디와의 인터뷰에서 “정밀 발효 기술 활용은 팜유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재 산업을 지지할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테크는 화장품 제조 시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된 성분을 대체하는 역할도 한다. 스타트업 기업인 이볼브드바이네이처(Evolved By Nature)는 지난해 10월 ‘액티베이티드 실크(Activated Silk) 33B’를 주성분으로 하는 에멀션을 출시했다.

바이오테크로 탄생한 액티베이티드 실크 33B는 일반 화장품에 점도 조절과 계면활성제로 사용되는 아크릴산과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를 대체한다. 아크릴산과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는 퍼스널케어 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 자극과 세포 장애, 면역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많은 소비자가 기피하는 성분이다. 

바이오테크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오테크 뷰티 기업인 알카이아는 지난 2021년 샤넬과 향료 회사 지보단(Givaudan)으로부터 총 78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알카이아는 투자를 통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원료를 배양함으로써 석유화학이나 천연자원의 수확과 고갈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볼브드바이네이처도 샤넬로부터 2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바이오테크 뷰티 기업인 시스파이어(Seaspire)는 지난해 3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 기업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해양 성분을 주원료로 2023년 상반기 세안제, 세럼, 보습제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바이오테크 뷰티에 관심을 보이며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와 인수합병, 파트너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뷰티 플랫폼인 오디티(Oddity)는 지난 4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레벨라(Revela)를 1억 달러에 인수하고, 25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보스턴에 오디티 연구소 오픈 계획을 발표했다.

오디티 측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브랜드와 신규 화장품 라인에 적용할 새로운 분자 연구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오디티의 올란 홀츠먼 CEO이자 공동 설립자는 레벨라 인수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사들이 지난 수십 년간 같은 성분과 원료, 기존의 채널로 비즈니스를 하는 동안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 로레알, 유니레버, 카오코포레이션은 바이오테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대체 원료를 개발하는 기업 지노(Geno)가 이끄는 벤처에 설립 투자자로 나섰다. 이들 기업은 퍼스널케어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식물성 원료들을 지노의 생명공학 전문가들이 개발한 원료로 대체할 예정이다. 유니레버와 카오코포레이션의 벤처 투자 금액은 각각 1억 2000만 달러씩이며, 로레알의 투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동그라미 뉴욕무역관은 “뷰티업계 역시 환경보호를 위한 지속가능성 실현을 큰 숙제로 안고 있다”며, 패키징이나 유통뿐 아니라 원료 소싱까지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과거보다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미국 소비자들이 화장품 구매 시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벤치마킹컴퍼니가 지난해 미국 내 여성 뷰티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뷰티 제품의 지속가능성이 구매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4%였다. 이는 2019년 실시한 설문 응답 비율인 58%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제약, 농업,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됐던 생명공학이 뷰티업계의 지속가능성 실현의 중요한 열쇠로 인식되고 있어 바이오테크 뷰티 트렌드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 기업 A사의 뷰티∙퍼스널케어 전문가는 KOTRA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측면 때문에 최근 수년간 뷰티 기업의 바이오테크 관심도가 크게 상승했고, 시장에서 바이오테크 뷰티 제품 역시 인지도가 높아졌다”라며 “중장기적으로 해당 분야에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바이오테크 뷰티가 부상함에 따라 한국 생명공학 기업들의 미국 진출 발판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무역관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이를 대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며, “화장품 기업은 소비자들의 높은 지속가능성 기대치에 부합함과 동시에 안전하고, 동물성 원료 배제가 가능한 바이오테크 뷰티 트렌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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