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현장] "광고 왜 하냐고요?" 여기 답이 있습니다
[화요 현장] "광고 왜 하냐고요?" 여기 답이 있습니다
화장품산업연구원 화장품 마케팅 교육 수강 3시간... "이제 소비자 마음 좀 알 것 같아요"
  • 김아연 기자
  • admin@bkn24.com
  • 승인 2013.05.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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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연 기자]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뜻으로 논어(論語)에나오는 말이다.

학창시절에는 이 말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 못했다. 공부를 하려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으니 기쁨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전달해야하는 내가 전문가들의 말을 오롯이 이해하고, 그들만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가 필요했고, 지금에 와서야 공부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아마 그들도 그랬을 것이다. 나와 같은 직업은 아니지만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그들을 밤늦은 시간 학교로 불렀을 것이다. 4월 30일 저녁 7시였다.

기자가 이번 체험으로 선택한 곳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화장품 마케팅 전문인력 양성교육’으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강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의실에 들어서자 벌써 7강째를 맞이하는 교육에는 약 40명의 수강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화장품 시장 이해와 소비자 심리 파악 등 전문적인 화장품 마케팅 교육을 총 14주 동안 받게 된다.

이날의 강의 내용은 광고전략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남명우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사례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원론적인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 성균관대학교 남명우 교수

보통 국내 화장품 광고들이 예쁜, 혹은 잘생긴 모델을 앞세워 화장품을 사용하면 그들처럼 될 수 있다는 욕구를 부추기는데 이날 강의에서는 다양한 기법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고,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기법들이 소개됐다.

남 교수에 따르면 광고의 목적은 브랜드 및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리는 것과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데 있다.

특히 브랜드 및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리는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각인시키느냐에 따라 그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말보로 담배는 처음 출시됐을 때 여성의 담배를 표방했다. 립스틱이 필터에 묻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의 광고전략은 남성으로 타겟을 바꾼다. 카우보이 혹은 여유롭고 쿨한 남성의 사진을 광고 전면에 내세우면서 남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멋져보이고 싶어서)를 자극한 것이다.

이런 사례는 향수 광고에서도 극단적으로 드러나 ‘까사렐’이라는 프랑스 향수 브랜드는 매거진과 잡지를 통해 전통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부유한 이미지를 강조했으며, ‘디올’의 경우, 자도르라는 향수 광고를 통해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이미지를 내세웠다.

▲ 까사렐과 디올

향수에 대한 여성들의 기대효과인 고급스러운 느낌이나 능력있는(부유한), 섹시한 느낌을 보여준 사례인 것이다.

이렇게 고유한 정체성을 가질수록 브랜드가 장수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광고 모델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남 교수는 지적했다.

만약 모델이 죽거나, 혹은 늙거나, 여러 작품을 찍으면서 그 모델에게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찾을 수 없게 되거나, 안 좋은 사건에 휘말리면 브랜드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기법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범주 안에서 브랜드들을 비교해서 분석하고, 그 중에서 이점을 찾고 그 브랜드를 기억하게 된다. 자신이 가진 범주 안에서 판단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광고가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생각과 부조화된 내용을 어필할 경우, 소비자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제스트(zest)’라는 회사는 남성용 비누에서 바디워시로 상품영역을 확장했지만 기존 남성고객들의 선입견을 깨지 못해 부조화가 일어났다.

잘 된 사례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낙농협회의 우유 캠페인이 꼽혔다. 이 광고는 긍정적인 결과가 창출된다는 것과 부정적인 것을 회피할 수 있다는 두가지 목적을 적절하게 살린 광고로 식당에서 불량배와 마주친 노인들이 우유를 마시고 불량배들을 이긴다거나 우유를 마시지 않던 꼬마들이 우유를 마시지 않던 옆집 할아버지의 몸상태를 바로 우유를 마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광고 카피도 비교적 단순해 “Got milk?”라고 말할 뿐이다.

▲ 미국 캘리포니아 낙농협회 광고

그러나 이런 광고 역시 노출 빈도에 따라 메시지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남 교수는 설명했다.

남 교수에 따르면 사람은 항상 광고를 보면서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같은 광고를 많이 볼수록 짜증을 느낀다. 따라서 너무 많이 보면 듣는 메시지와 반대로 생각하게 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물론 광고의 메시지가 복잡하다면 그만큼 많이 노출해야 소비자의 이해를 도울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4주에 3회 정도가 적당하며, 매체에 따라 다르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남 교수는 조언했다.

남 교수는 기존의 TV나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을 제외한 인터넷 광고나 길거리 마케팅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예를 들어 길거리를 다니며 홍보를 한다거나 도로에 대형 메시지를 그린다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이용해 홍보를 하는 기법은 아주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남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남 교수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카르티에 동영상은 3분 영상안에 카르티에의 150년 역사를 모두 보여줬다. 표범(카르티에)이 험난한 여정을 걷는 모습을 통해 카르티에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모두 표현한 것이다. 특히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인 산토스의 발견에서는 전율이 일었다.

▲ 카르티에 동영상

카르티에의 여정을 보고나니 3시간의 강의도 어느덧 끝에 다다랐다.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피곤하지가 않았다. 그곳에 있는 수강생들의 눈빛에도 피곤보다는 더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다.

강의가 끝나고 한 수강생에게 물었다. “오늘 강의는 어땠어요?”

“광고에 대한 직접적인 것들과 외부의 시각, 전략등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앞으로 현장의 이야기들도 더 배우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수강생의 얼굴에서 희망이 보였다.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뷰티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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