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즐기세요, 힐링 네일”
[인터뷰] “즐기세요, 힐링 네일”
한국 네일산업의 ‘빛’ 반디 배선미 대표 “살롱 선진화로 글로벌 도전”
  • 엄정권 기자
  • admin@bkn24.com
  • 승인 2013.10.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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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권 기자] 그녀의 말엔 거침이 없었다. 확실히 달라졌다. 공손한 것 빼고. 마케팅본부장으로 일하던 때의 다소 수줍고 조용조용하던 말투는 어느덧 당차고 끊고 맺는 게 분명해졌다. 대표라는 직책이, 5년이란 세월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 네일 브랜드 반디로 잘 알려진 위미인터내셔널 배선미 대표. 5년 새 반디는 국내 네일 업계의 빛으로 떠 올랐다. 사진=위미인터내셔널

고생이 묻어나는 얼굴은 아니다. 숨길 수 없는 화사한 미모는 옅은 브라운으로 염색한 긴 머리가 찰랑일 때마다 더욱 또렷해진다. 피아노 건반처럼 흰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짙은 포도색 네일 컬러는 손톱 위에도 작은 세상이 있는 듯 환상적이다.

‘반디 네일’로 잘 알려진 위미인터내셔널 배선미 대표.

“남자들이 이해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여자들 손톱에 돈 들이는 것”이라고 기자가 서두를 비틀어서 꺼냈다. “요즘은 안 그래요. 네일숍에도 여자 친구와 오는 남자들 꽤 많아요” 배 대표는 웃으며 말하지만 반격이 창끝이다. 네일이 산업으로 자리잡음을 애타게 기다리는 바람도 담겨있는 듯하다.

네일은 작은 시장…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5년전 위미인터내셔널을 설립하면서 네일의 미래를 내다보았다. 네일이 화장품의 한 영역이지만 또 다른 산업으로 클 수 있다는 비전을 보게 된다. 점차 여성들이 자기관리에 신경 쓰면서 네일도 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초기엔 주변에서 걱정 8할, 기대 2할이었다. 이 좁은 시장에 반디 같은 살롱용 제품 업체가 들어와서 어쩌자는 것. 한편으론 비로소 살롱에도 번듯한 국산 제품이 들어가리라는 희망이었다. 그 걱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희망도 여전하다. 그러나 대차대조표엔 희망이 8할로 커졌고 걱정은 2할로 줄었다.

5년 동안 참 부지런히 움직였다. 살롱을 13곳(10곳 직영, 프랜차이즈 3곳) 만들고 아카데미를 세웠고 해외 12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8개국과는 상담 단계다. 살롱은 반디의 구심점이며 생명력이다. 일단 살롱으로 제품이 들어가면 고객들에게 시술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판매도 한다.

여기에 네일 아티스트들의 기술적 서비스가 따르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 과정을 보다 선진화하고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이게 쉽지 않았다고 배 대표는 고백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제품 좋다는 소문은 유통업자들에겐 혹하는 뉴스다. 일부 유통라인이 접근해 왔지만 배 대표는 신중하다.  “프로페셔널 시장의 선도 기업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요. 전문가용 제품이라는 자존심도 있고요. 아무리 급해도 지금은 살롱에 집중할 때입니다” 배 대표는 시장 논리에 앞서 살롱주 업권 보호를 내세운다. 반디의 이미지 관리다.

미국법인 세우고 글로벌 시장 정조준

배 대표는 해외 진출 꿈이 야무지다. 내수는 시장 자체가 작고 성장 속도가 너무 더뎌 해외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미국에 지사를 세운 게 바로 글로벌 전초기지다. 이미 세계 유명 업체들은 살롱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그 노하우를 현장에서 배우고 응용하는 게 일단 배 대표의 구상이다.

또 중국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한번 오더 나오면 최소 억대니까요” 배 대표는 중국 시장에 올 봄 론칭했다. 위생허가 받는 게 역시 어려웠다. 100가지 컬러로 위생허가를 얻었고 광조우 시장을 뚫고 있다.

립스틱 효과라는 게 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여성들이 립스틱을 더욱 많이, 그리고 진하게 한다는 것. 그러나 요즘은 립스틱 효과 대신 네일 효과라는 말을 쓴다.

경기가 어려우면 네일을 하는 여성이 는다는 새로운 이론이다. 그래서 최근 1~2년새 화장품업체들의 네일 진출이 늘고 있다. 팔았다하면 300~400만개다.

배 대표는 이를 어떻게 보는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아닐까. 배 대표 대답은 ‘아니다’다. 화장품업체 참여가 활발할수록 소비자 관심은 늘고 시장은 자연스럽게 커진다는 낙관적 견해다. 그리고 화장품업체들의 네일 시장은 이른바 시판에 머물고 있어 당장은 반디 같은 전문가용 시장과 충돌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문가 브랜드로서 살롱주들의 반디에 대한 충성도는 높습니다”라는 말로 대신한다.

반디 브랜드 대중화 꿈은 이루어집니다

▲ 사진=위미인터내셔널

배 대표의 꿈은 두 가지. 반디 브랜드의 대중화와 해외 수출 증대가 그 것이다. “브랜드 대중화는 현재의 품질에 네일 아티스트들의 기술과 시술 서비스의 체계화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품질은 선진국 어디에도 뒤질 게 없고 아티스트들의 테크닉은 세계가 알아주고 있다. 다만 시술 서비스와 제품 판매를 어떻게 시스템으로 굳혀 안정적인 매출과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느냐는 것. 이게 정착돼야 대중화 그림도 그릴 수 있다. 배 대표의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수출은 미국 중국 러시아를 조준하고 있다. 해외 박람회도 꾸준히 나간다. 내년 이탈리아 볼로냐박람회엔 미국 법인 이름으로 부스를 만들어 참가한다. 미국 법인 이름으로 나가면 같은 메이드 인 코리아래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화장품 업계(옛 보브)에서 청춘을 바친 배 대표. “여기(네일 시장)도 재미있어요. 손톱 위의 작은 세상이라고 하잖아요. 할수록 무궁무진해요.”

"살롱에 와서 시술받고 수다 떠세요. 다 힐링입니다"

배 대표가 잔뜩 웃음을 머금는다. “살롱에 한 번 와 보세요. 힐링을 실감할 겁니다. 네일 서비스를 받으면 목욕을 한 듯 개운한 기분을 느껴요. 그리고 수다도 맘껏 떠세요. 그게 다 힐링입니다.” 살롱 네일은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네일 홈 케어가 아직 기를 못 펴고 있다.

공기 좋은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반디. 지하철 9호선 4번출구 앞(사옥)에서 반짝이는 반디. 네일 산업의 빛으로 떠오른 반디가 이제 초록별로 자라고 있다. 갓 마흔의 배 대표에겐 ‘손톱’이 별이다. 손톱은 작지만 세상은 넓다.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뷰티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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