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현장] '메이드 인 캠퍼스'화장품 "와, 제법이네"
[화요 현장] '메이드 인 캠퍼스'화장품 "와, 제법이네"
인천재능대 화장품과 제조실습 동참... 메이커 못지않은 품질, 최고의 원료는 학생 열정
  • 박아영 기자
  • admin@bkn24.com
  • 승인 2013.05.13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아영 기자] 화장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궁금증을 가졌을 법하다. 기자 역시 매일 쓰는 다양한 화장품은 어떤 원료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보고 싶었다.

그러나 화장품 공장을 찾아 살피는 것은 쉽지 않다. 유수의 화장품 업체는 사실 전문 기술 인력이 정밀한 과정을 거쳐 만들며 특히 일부 과정은 비공개로 하는 바람에 공정을 샅샅이 살피기에는 부족하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메이커는 아니지만 전공 대학생들의 실습현장 참관이다.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차세대 주역들의 풋풋한 도전과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기에 더욱 구미가 당겼다. 인천재능대학교  화장품과 2학년의 ‘모이스처라이징 만들기’ 현장,  5월 13일 초여름의 햇살을 느끼며 기자는 서둘러 실험실을 찾았다.  

 ◆ 모이스처라이징 크림 만들기…혼합물 첨가에 따른 성능 비교

기자가 체험한 수업은 인천재능대학교 공학관 향장품재료실습실에서 펼쳐졌다. 인천재능대학교 화장품과는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메카인 경인지역에 있는 유일한 화장품과다. 실습 위주의 수업으로 화장품 분야의 유능한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실습실에 들어서자 이미 25명의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흰 가운을 입고 이날 진행될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20대 초반 대학생들의 활발한 열정이 느껴진다.

▲ '스킨케어화장품 실무개론' 수업 전경

이날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볼 화장품은 모이스처라이징 크림. 학생들을 3개의 조로 나누어 크림 속의 점증제·친유유화제·친수유화제의 성분량을 다르게 첨가해 그에 대한 사용 촉감과 성분의 유화 상태 등을 비교한다. 즉 각각 다른 상태의 완성품을 만들기 위한 기초 단계다.  

▲ 학생들이 화장품만들기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전인철 교수의 제조 방법 설명에 모든 학생들이 집중한다. 크림을 만들기 위한 첨가물들의 함량을 꼼꼼히 체크하는가 하면 미리 철저한 조사를 해 온 듯 전 교수 물음에도 척척 답한다.

크림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나눠 세 단계. 먼저 점증제와 복합방부제(euxyl k300), 정제수에 카모마일추출물, 에델바이스추출물, 알로에추출물, 풍란 캘러스배양추출물 중 각 조가 선택한 추출물을 넣고 가열해 수상 혼합물을 만든다.

우윳 빛깔의 혼합물은 열이 더해지자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에센스 혹은 크림과 같은 제형으로 변한다. 꾸준히 저어주어야 균일한 제형의 혼합물이 만들어진다. 꽤나 공을 들여야하는 작업이다.

▲ 점증제, 복합방부제(euxyl k300), 정제수, 추출물이 들어간 수상 혼합물

다음엔 호호바오일, 시어버터, 유화제(Arlacel 60, Tween 60), 피부 유연제(Cetyl Octanoate)를 혼합해 유상 혼합물을 만든다. 오일같은 느낌의 혼합물 역시 고른 제형을 위해 약간의 열이 더해져야 한다.

▲ 호호바오일, 시어버터, 유화제(Arlacel 60, Tween 60), 피부 유연제(Cetyl Octanoate)가 더해진 유상 혼합물.
▲ 혼합물이 잘 섞였는지 확인하는 학생과 전인철 교수.

이렇게 만들어진 수상혼합물과 유상혼합물을 잘 섞는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크림의 모습과 비슷해 지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혼합물을 교반 탈포기에 넣어 제조 시 삽입된 산소를 빼낸다. 같은 무게의 물과 함께 혼합물을 넣고 원심력을 이용해 1분가량 돌리고 나면 산소가 모두 빠진 균일한 모습의 크림이 탄생한다. 산소는 상품이 변질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 과정은 특히 중요하다.  전 교수에 따르면 이 탈포기를 갖추고 있는 화장품과는 흔하지 않다고. 여기에 라벤더, 플로럴 등 향을 첨가하면 모든 작업은 끝이다.

▲ 완성된 크림은 탈포기에 넣어 산소를 빼내고 있다.

▲ 만들어진 크림을 용기에 담고 있다.

실제로 만들어진 모이스처라이징 크림은 시판되고 있는 제품과 외형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자가 직접 손등에 발라보니 무겁지 않은 질감에 촉촉한 느낌, 은은한 향까지 거의 완벽한 크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학생들은 첨가물의 양이 다른 완성품들을 발라보며 느낌을 비교한다. 전 교수에 따르면 점증제·친유유화제·친수유화제의 성분량은 각 조마다 다르게 첨가되어 있어 사용 촉감과 크림의 흡수력 등이 모두 다르다. 학생들은 이러한 차이점을 각 조마다 비교하고 다음주 월요일까지 보고서로 제출하게 된다. 성분에 따른 제품의 완성도를 비교하며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감각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만들어진 제품을 기자에게 선물했다. 재미있는 경험을 한 데다 화장품까지 얻었으니 일석이조란 이런 것일 게다.

▲ 완성된 모이스처라이징크림.

 ◆ 실습 위주의 수업 산업 인제 양성…학생 만족도 높아

인천재능대학교 화장품 학과는 일주일에 2차례 실습을 진행한다.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 보고 성분 함량에 대한 제품의 텍스처, 흡수도 등을 조별로 토론해 보고서로 제출한다. 1학년 때부터 제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문제점들은 2학년 2학기 신제품 개발 수업에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까지 연계된다.

이날 실습에 참가한 화장품과 2학년 박지영 학생은 “일주일에 2회정도 실습을 한다”라며 “화장품을 실제 만들어 보는 것이 수업을 이해하고 전공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실습 수업에 대해 설명했다.

김한솔 학생 역시 “수업 중 실습 수업이 제일 재밌다. 1학년 때는 색조 화장품을 주로 만들었으며 2학년때는 스킨과 로션 등 기초 화장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 수도권 유일의 화장품과…졸업생, 연구원·마케팅 분야 등 진출

▲ 화장품과 전인철교수(왼쪽), 정지운 교수

수업이 끝난 후 꼼꼼한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호흡하고 있는 전인철 교수와 학과를 이끌고 있는 정지운 학과장을 만났다.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인천재능대학 화장품과에 대해 알아봤다.

- 인천재능대학교 화장품과는 언제 만들어졌나.
전인철 교수 (이하 전 교수) : 2005년에 만들어졌다. 그 전에는 공업화학과가 있었다. 화학과 수업에 화장품 관련 수업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고 전면 개편해 화장품과가 탄생했다.

- 실습 수업은 얼마나 어떻게 진행이 되나.
전 교수 : 1학년과 2학년에 각각 2개의 수업이 있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1시간 남짓한 실습을 주로 하고 있다.

특히, 2학년 2학기에는 학생들이 그간 만들어온 화장품의 장·단점을 분석해 신제품 개발 수업을 하고 있다. 이때는 단순 화장품 처방전을 분석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프리젠테이션을 통한 발표 수업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잠재력이 크다. 마치 원석을 다이아몬드로 다듬듯 잠재력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 전국에 화장품 미용관련 학과가 100개가 넘는다. 다른 학교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장점은.
전 교수 : 실습을 통한 수업이 장점이다. 또한 다른 학교에서 보기 힘든 화장품제조 생산제반설비(울트라믹서기, 충전기, 실링기, 추출기 등)들을 보유하고 있다.

정지운 교수 (이하 정 교수) : 조만간 인천테크노파크 쪽과 MOU를 맺고 심화과정 수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실제 업계에 필요한 인력들이 양성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부천 지역은 중소화장품업체들이 밀집한 지역이라 지리적인 이점도 크다. 또한 최근 인천시에서 화장품을 육성분야로 선정해 발전시키려 하고 있어 학생 취업 등 진로에도 큰 도움이 된다.

- 커리큘럼은 어떻게 진행되나.
정 교수 : 수업 역시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역량강화 사업에 따른 표준화된 커리큘럼으로 진행하고 있다.

- 남학생들도 간간히 보인다.
전 교수 : 학생은 1학년 2학년을 합쳐 약 70~80여명이다. 이들 중 남학생이 약 10~15%를 차지한다. 남학생의 경우 업계에서 원하는 수요는 많은데 학생이 적다. 남학생들은 졸업 후 100% 취업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 교수 : 특히 업계에서 제조와 관련해 남학생을 선호한다. 하지만 화장품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남학생의 수가 적어 아쉽다.

- 졸업생들은 어떤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나.
전 교수: 업체의 연구직과 품질관리 부문에서 주로 활동한다. 판매직은 물론, 교육강사로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인천재능대학교 화장품과는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메카로서 500여개의 화장품관련업체가 소재한 경인지역(인천-부천) 유일의 학과다. 화장품 분야의 유능한 인재 양성을 위하여 2012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 지원으로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품질관리 분야 진출을 위한 주요 과목으로 품질관리, 스킨케어/메이크업 화장품, 화장품분석, 화장품성분, 헤어케어 화장품, 화장품유화, 화장품미생물학, 신제품개발프로젝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강사, 마케팅, 피부미용분야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브랜드프로젝트, 메이크업, 피부과학, 피부미용실습, 이미지메이킹, 마케팅기초, 마케팅전략기획, 광고홍보, 유통 등의 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기기분석실, 화장품원료실, 화장품제조실습실, 화장품분석실습실, 스킨케어실습실, 메이크업실습실이 갖춰져 있으며 교육과학기술부 특성화 재정지원사업으로 화장품제조 생산제반설비인 울트라믹서기, 충전기, 실링기, 추출기, 탈포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뷰티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명칭 : (주)헬코미디어
  • 제호 : 뷰티코리아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2458
  • 등록일 : 2013-02-08
  • 발행일 : 2013-03-02
  • 발행·편집인 : 임도이
  • 뷰티코리아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13-2024 뷰티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bkn24.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