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푸른 가로수길에 친환경 '비욘드' 매장 "궁합이 맞네"
[탐방] 푸른 가로수길에 친환경 '비욘드' 매장 "궁합이 맞네"
동물실험 반대 천연원료 사용 등 손님들이 먼저 알아요
  • 엄정권 기자
  • admin@bkn24.com
  • 승인 2013.07.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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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 모델 김수현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매장을 환히 밝혀준다.

곧게 뻗은 길 양 옆에 열병식을 하듯 줄지은 플라타너스가 한껏 푸르다. 이파리들이 높게 매달려 그늘은 보도를 비껴가지만 그런대로 상쾌하다. 때마침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거리는 느릿느릿 움직인다. 다니는 사람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쇼윈도를 기웃기웃한다. 아침나절이라지만 고즈넉하기까지 하다. 이른바 패션의 새로운 메카, 쇼핑의 거리,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그 푸른 터널 깊숙이 비욘드(BEYOND) 매장이 푸른 잎사귀 하나 물고 흰색 네온을 반짝이고 있다.

   
 
   
 

 

 

 

 

 

 

7월 30일 10시, 매장에 불이 하나둘 켜지더니 이내 문이 열린다. 누군가 화분, 안내판 등을 밖으로 내놓는다.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기자에게 "필요한 것 있으세요' 묻는다. 딱딱하게 "무슨 일이세요"가 아니라 '필요한 것' 있냐니, 듣기에 훨씬 좋다. 인상이 고운 숍매니저 김은주씨다.

매장 바깥이나 안이나 온통 'Save Animals Save Nature'라는 글귀다. 바깥에 매달린 원형 액세서리 간판이 하나, 입구 출구에 깔판이 각 하나, 아일랜드 매대에도 여기저기. '동물을 구하고 자연을 구한다'는 게 화장품과 무슨 인연이 있는 것인가.

   
 
   
 
   
 

 

 

 

 

 

 

 

 

 

김 매니저 이야기는 귀담아 들을 만했다. 비욘드 브랜드가 탄생한 것은 2005년.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에 반대하는 친환경 에코 브랜드로 출발했다. 당시 동물실험 반대는 국내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친환경 실천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매장의 제품을 둘러보면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팬더곰, 하마, 여우, 토끼 등을 캐릭터화한 것이고 또 하나는 제품명이나 제품 설명에 ~부탁해, ~도와주세요 등을 넣은 것. 예를 들어 ‘립스틱을 부탁해’, ‘네일을 부탁해’라는 제품이 있는가하면 ‘도와주세요 팬더곰의 고민’, ‘도와주세요 하마의 고민’ 등 문구가 담긴 패치도 있다. 이 캐릭터들은 모두 동물실험 반대 의지와 맞닿아 있다.

팬더곰의 고민, 하마의 고민 등이 담긴 패치 제품은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최고 인기다. 낱개로 2,500원 정도하는 제품을 20개 묶어 팔고 있다.

팔자주름, 눈가 주름, 목주름 등 개선에 효과를 보이는 이 제품은 주말이면 중국인들이 휩쓸고 간다.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는데다 값도 싼 편이고 캐릭터 또한 '중국의 동물' 팬더곰이니 매우 친근하게 느껴 사가는 것 같다고 김 매니저는 분석한다.

그러면 일본인 관광객은 어떤가. 좀 차이가 있다. 이들은 아기자기한 소품류를 좋아한다. 곰 등을 형상화한 핸드크림이 이들의 쇼핑 1순위.

손님들은 이같은 비욘드의 동물실험 반대, 멸종위기 동물 살리기 등 정책을 알고 있을까. 아는 손님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김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런 ‘착한 정책’에 호응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김 매니저는 제품 설명을 할 때마다 비욘드의 장점을 얘기해준다. 원료가 천연 성분이고, 동물실험 안하고 등을 말하면 듣기 싫어하는 손님은 별로 없다는 것.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비욘드는 사실 바디 제품으로 이름난 브랜드다. 지금도 바디 제품이 많이 팔리지만 기초제품도 활발하게 팔리고 있다. 기초 제품 팔림세에도 지속적인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이 큰 몫을 했다. 모델 김수현, 그리고 TV CF에서 전달한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메시지는 비욘드의 정체성을 부각시켰고 이는 바로 기초제품 매출로 연결됐다는 것을 업계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

김 매니저는 그 가운데 탤런트 김수현의 공이 큰 것 같다고 말한다. 작년부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것 같다는 설명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인기를 끌면서 비욘드 모델로 선정됐고 이곳 가로수길 매장에서 4월 중순 팬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김수현의 사인이 매장 카운터를 장식하고 있다.

12평 남짓. 입구 쪽을 빼고는 벽면 세 개가 제품 매대로 빽빽하다. 다소 비좁은 느낌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마스크 시트와 함께 다소 나이어린 계층을 위한 저스트 비욘드 제품, 그리고 에코 툴 이름의 소품류가 빼곡하다. 왼편엔 스킨케어, 바디케어, 클렌징, 남성 제품들이 키가 높게 진열돼 있다.

한켠에는 개수대가 있어 제품 테스트 뒤 손을 씻을 수 있게 배려했다. 매장 가운데 아일랜드 매대는 색조 제품들 차지. 손님들이 몇 명만 몰려도 동선이 자유롭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그 정도로 붐비는 경우는 주말 등 잠깐일 뿐이다.

이 곳 가로수길은 패션과 뷰티의 핫플레이스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소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김 점장은 말한다. 쇼핑의 거리라고는 하지만 한번 둘러보는 관광객이 많다는 것.

   
▲ 김은주 숍매니저. "일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비욘드를 찾는 손님도 한국인 외국인이 절반씩 정도인데, 대부분 단골이라기보다는 구경삼아 가로수길에 왔다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동인구가 폭주하는 명동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하지만 이곳은 유행을 리드하는 의류점 등이 몰려있고 고급스런 분위기 때문에 뷰티 매장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요지다.

11시를 넘기자 손님이 하나 둘 찾아온다. 김 매니저도 바빠진다. 덩달아 팬더가 손님들에게 외친다. “도와주세요, 비욘드를”. 립스틱도 거든다. “부탁해요, 비욘드를”이라고.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뷰티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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