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토끼의 붉은 눈물을 잊지 마세요”
[현장] “토끼의 붉은 눈물을 잊지 마세요”
제 1회 동물실험 반대 엑스포 성료
  • 심현정 기자
  • admin@bkn24.com
  • 승인 2013.11.19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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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눈이 붉어지고 부어오르는 실험을 3,000번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토끼의 눈은 언제나 눈이 붉게 충혈돼 있어요”

평소 생각지 못했던 화장품 동물실험 실태와 폐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영국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는 11월 16일 논현동 인터와이어드 스튜디오에서 제 1회 동물실험 반대 엑스포를 개최했다.

엑스포는 유니크 빈티지 벼룩시장, 동물실험 반대 설치 미술 콜라보레이션, 착한 고객을 위한 착한 선물 등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엑스포에는 러쉬를 비롯해 그리스 국민화장품 코레스,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KARA), 여성환경연대, 성실화랑,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가 참여했다.

러쉬 측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동물실험 반대 엑스포는 소비자들에게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한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윤리적 소비를 촉구하고자 기획된 행사라고 소개했다.

 

행사 당일 엑스포 행사장 앞에는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여하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찬바람에도 끄떡없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엑스포는 러쉬와 코레스 매장에서 무료로 배포된 초대권 지참 시 동반 1인까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고, 동반 2인 이상일 경우에는 소정의 기부금을 내고 입장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전액 동물실험반대 캠페인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물실험 반대 엑스포에 입장하면 먼저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전시물을 볼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참가자들에게 토끼 가면을 제공하는데 이는 엑스포를 체험하는 동안 스스로 동물의 입장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생각을 해보자는 취지다.

가면을 쓰고 다음 코스로 넘어가면 성실화랑에서 준비한 토끼 모형을 채색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동물실험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토끼 모형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화장품을 위해 희생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토끼 모형을 꾸미고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면 그 중 몇 작품을 뽑아 시상할 예정이다.

 

성실화랑을 지나면 그리스 화장품 브랜드 코레스에서 진행하는 화장품 임상실험 체험존이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코레스는 동물실험 대신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물실험을 한 원료도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화장품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화장품 임상실험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는데 코레스에서의 모든 체험을 마치고 나면 본인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 샘플을 처방받을 수 있다.

 

코레스 화장품 체험존을 지나면 카라에서 진행하는 동물실험 반대 서명 부스가 준비돼 있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1만 명을 목표로 했던 국내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 제정 서명운동에 800여 명이 참여해 총 합산 결과 1만 여명의 서명(총 10,362명)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러쉬는 2013년 카라와 함께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아온 서명을 관련 단체에 화장품 동물실험을 멈춰야 한다는 서문과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러쉬 측은 이미 유럽연합(EU)은 2004년 완성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한 데 이어 올해 3월,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 제조 및 판매도 금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인도가 올해 6월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의 수입·유통·판매를 법으로 금지했는데 한국은 여전히 화장품 동물 실험에 대한 뚜렷한 규제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에서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한 해 10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현재 카라와 같은 동물보호 단체와 국회의원 중 극소수만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화장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대부분 무지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여성환경연대에서 준비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퀴즈 등의 체험을 통해 윤리적 소비에 대한 설명과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에서 진행하는 멸종위기 동물인 상어과 밍크고래에 대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화장품 동물실험 뿐만 아니라 동물보호와 윤리적 소비 등에 대한 내용도 함께 만나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체험 공간을 지나면 동물실험의 참혹함을 담은 사진부터 퍼포먼스, 영상 등이 전시돼 있다. 동물들이 철창에 갇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나 동물실험 때문에 눈이 붉게 충혈된 토끼 분장을 한 퍼포먼스도 볼 수 있었다.

엑스포 체험을 다 마치고 나면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플리마켓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브랜드 러쉬와 코레스 등을 비롯해 유리공예 제품, 절인 배추, 문구류 등 친환경 제품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러쉬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그 어떤 규제도 없는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에서 동물실험의 실태와 폐해를 바로 알릴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 러쉬는 지속적으로 제품의 안정성 검증을 앞세워 동물들이 잔인하게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리고, 동물들의 무고한 희생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물실험 반대 엑스포는 이번 년도를 시작으로 이 땅에 동물실험이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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