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식약청이 제출한 ‘2008년 화장품·향수 표준통관예정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 3억400만 달러였던 화장품 수입이 2007년 6억5200만달러, 2008년에는 7억1900만달러로 3년 사이 2.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 등을 감안하더라도,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매년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임 의원에 따르면 이렇게 수입된 화장품과 향수 등은 통관 시 가격보다 최대 6배까지 높게 책정되어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명 일본산 화장품인 ‘SK-Ⅱ WHITENING SOURCE DERM DEFINITION(50ml)’의 경우, 수입통관 시에는 1개당 2만9000원으로 국내에 수입되지만, 시중에 유통될 때는 이 보다 5.6배가 높은 16만3000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임의원은 설명했다.
또 프랑스산 화장품 ‘SISLEYA CONCENTRE ECALT(30ml)’ 제품은 1개당 10만8000에 국내로 들어오지만, 시중에서는 41만원에 유통돼 30만원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밖에 유명 이탈리아산 향수제품인 ‘DOLCE&GABBANA LIGHT BLUE EAU DE TOILETTE(50ml)’는 1개당 1만3000여원에 수입돼 7만9000원에 팔리고 있다. 수입가 대비 무려 6배 비싼 가격이다.
<수입화장품 가격 현황> (자료 : 식약청, 임두성의원)
‘08년 국내수입액순위 | 화장품명(규격) | 통관금액(원) | 관세포함(원)(8%) | 시중가(원) | 비고 |
3 | DEEP CLEANSING OIL(200ml) | 7,553원 (5.81$) | 8,157원 | 29,000원 | 3.8 |
4 | SKII FACIAL TREATMENT ESSENCE(215ml) | 37,024원 (28.48$) | 39,985원 | 173,000원 | 4.7 |
6 | SISLEῩA CONCENTRE ECLAT(30ml) | 108,173원 (83.21$) | 116,826원 | 410,000원 | 3.8 |
7 | EMULSION ECOLOGIQUE(125ml) | 55,458원 (42.66$) | 59,896원 | 210,000원 | 3.8 |
8 | SKII SIGNS EYE CREAM(15g) | 38,116원 (29.32$) | 41,165원 | 103,000원 | 2.7 |
11 | MOISTURIZING AFTER SHAVE EMULSION(100ml) (EMULSION HYDRATANTE APRES RASAGE) | 28,899원 (22.23$) | 31,210원 | 50,000원 | 1.7 |
13 | PERFUMER ENRICHED CREAM(300m) | 15,080원 (11.60$) | 16,286원 | 56,000원 | 3.7 |
14 | SISLEῩA REDUCTEUR RIDES QUOTIDIEN(30ml) | 94,289원 (72.53$) | 101,832원 | 410,000원 | 4.3 |
18 | SKII WHITENING SOURCE DERM DEFINITION(50ml) | 29,133원 (22.41$) | 31,463원 | 163,000원 | 5.6 |
19 | AFTER SHAVE (APRES-RASAGE)(100ml) | 11,388원 (8.76$) | 12,299원 | 46,000원 | 4.0 |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전체 보건산업 중 기술면에서 세계수준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조사한 ‘최고 기술·제품 보유국 대비 국내 보건산업 기술수준’에 따르면 화장품의 국내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67.4%로 보건산업 전체 평균인 64.9%보다 2.5%p가 높다.
임두성 의원은 “미미한 품질 격차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에 대한 브랜드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유명 제품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백화점의 2007년도 화장품 판매액은 약 1조2743억원이었는데, 이중 상위 20개 브랜드 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7.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KOTRA의 국가브랜드맵 조사결과(24개국 4260명 대상)에 따르면, ‘화장품’하면 떠오르는 국가로 설문 응답자의 35.3%가 프랑스를, 14.7%가 일본을, 14.0%가 미국을 꼽은 반면, 한국은 전체 응답자의 7.3%에 불과했다.
국내산 화장품의 브랜드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치열한 경쟁 없이 내수에 만족했던 국내 화장품산업의 안일한 태도도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2003년~2007년 연평균 15% 증가), 해외 수출 정보나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2007년 수출액은 2825억원으로, 국내 화장품 전체 생산액의 6.9%에 불과했다.
임의원은 “해외 유명 화장품과 국내 화장품의 품질격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인 만큼, 국내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장품 수입원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헬스코리아뉴스>